글쓴이: 방도
방도와 AI|업계 관찰
'중간 관리자가 사라질 것'이라는 논의는 본질적으로 직업의 존폐 문제가 아니라, 조직 내부의 특정 기능이 체계적으로 대체되고 있는 현상에 관한 것이다.
AI Agent가 작업 분해, 프로세스 실행 및 결과 피드백 기능을 갖추기 시작하면서, 기업 내부에서 기존에 인력에 의존하던 정보 가공과 SOP 실행은 시스템이 자동으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으로 전환되고 있다. 압축되는 것은 특정 계층이 아니라, '프로세스로 작성될 수 있는 업무의 일부'이다.
전통적인 회사 구조에 중간 관리자가 필요한 이유는 관리 그 자체가 아니라, 정보 처리 비용이 높기 때문이다. 상층의 전략은 구체적인 작업으로 번역되어야 하고, 하층의 실행은 구조화된 피드백으로 집계되어야 하며, 이러한 왕복 과정이 중간 관리자 존재의 기반을 형성한다.
그러나 정보가 시스템에 의해 실시간으로 생성되고 동기화될 수 있으며, 작업이 Agent에 의해 자동으로 분해되고 추적될 수 있게 되면서, 이 중간 연결 고리의 필요성은 감소하기 시작한다. 조직은 더 이상 '사람을 통한 정보 전달'에 의존하지 않고, '시스템을 통한 프로세스 운영'에 의존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변화는 하층 직무 대체의 논리와 동일한 기원을 가진다. 하층이 대체되는 이유는 그 업무가 표준 프로세스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이며, 중간 관리자 중에서 압축되는 부분 역시 프로세스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즉, 프로세스를 분해하고, 전달하고, 감독하는 업무이다. 프로세스 자체가 시스템에 의해 관리되면서, 이러한 차원에서 중간 관리자와 하층 간의 차이는 수렴되기 시작한다. 대체되는 것은 직위가 아니라, 업무 구조이다.
따라서 현재 조직 구조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는 단순한 '수평적 구조화'가 아니라, '중간 계층 제거화'이다. 정보는 더 이상 단계별로 전달될 필요가 없으며, 실행도 더 이상 인력의 감독에 의존하지 않는다. 기업 내부의 계층 논리는 '정보 비대칭'에서 '능력 분포'로 전환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구조에서 유지되는 것은 위치가 아니라 능력 그 자체이다.
중간 관리자는 두 가지 역할로 재분화되기 시작한다. 하나는 프로세스 운영에 의존하며 시스템 능력 향상에 따라 그 가치가 하락하는 역할이고, 다른 하나는 목표를 정의하고 자원을 조직하며 결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역할로, 그 가치는 오히려 증폭된다. 전자의 핵심은 프로세스가 오류 없이 작동하도록 보장하는 것이고, 후자의 핵심은 불확실성 속에서 시스템이 작동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AI를 사용할 줄 아는 것'이 자주 언급되지만, 더 정확한 표현은 'AI를 업무 프로세스에 내장하고 안정적인 결과물을 창출하는 능력'이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는 이유이기도 하다. AI 그 자체는 자동으로 가치를 창출하지 않으며, 조정되고 제약을 받으며 조직 운영 체계에 포함되어야 한다. 이러한 편성을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이 새로운 구조적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이러한 변화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켜 보면, 기업 형태가 더 깊은 전환을 겪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회사는 더 이상 단순한 인력 조직이 아니라, 점차 '능력 조정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 시스템에서 일부 능력은 사람으로부터, 일부 능력은 모델로부터 오며, 진정으로 희소한 것은 이 둘을 지속 가능한 운영 구조로 통합하는 능력이다.
중간 관리자는 사라지지 않겠지만, '중간 관리자의 가격 결정 논리'는 이미 변화했다. 과거의 가치는 정보 차이에서 비롯되었고, 미래의 가치는 시스템 통제력에서 비롯된다. AI가 정보의 가치를 압축한 후, 조직에 진정으로 남는 것은 규칙을 정의하고, 시스템을 조정하며, 결과에 책임질 수 있는 노드들뿐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기업은 더 이상 많은 '중계자'가 필요하지 않으며, 더 많은 '시스템 노드'가 필요하다.


